용이 되고 싶었지만 나는 한낱 미꾸라지에 불과했다.
졸업과 취직이라는 선로에서 몸을 돌려 탈선하면 싫어도 알게 된다. 자신에게 이무기라도 될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흔히 사람들은 청춘이라는 시대를 아름답고 실패해도 상관없는 무결한 시기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일부러 골라서 가다가 한 번 삐끗해 나락에 떨어지는 것은 어른도 청춘도 똑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성공과 실패라는 단 두 가지 선택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청춘이란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이상향이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어째서 누군가 먼저 그어놓은 선로를 그대로 달리지 않고 벗어나게 되는 걸까 하는 이유를.
아마 그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어른이 되면 저는 더는 어렸을 적 품었던 소중한 과거의 꿈을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까요.”
과거라는 기억에는 단순히 시간이라는 흐름만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열정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과거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분명 그 과거의 자신은 어떤 식으로든 말을 거는 것이다.
실패라는 결과물이 나와도 좋으니, 나중에 가서 도전해보지도 못한 것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자고.
그러니까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인스타그램이나 방송에 나오는 화려한 연예인들의 삶을 보고 자격지심과 조급함을 느낄 필요는.
미디어는 매일 같이 우리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성공이 부럽지 않으냐고, 저 사람들의 부가 갖고 싶지 않으냐고.
하지만 실패를 경험한 우리는 안다. 화면에 나오는 그 얼굴에 우는 표정은 절대 비치지 않는다는 걸.
다소 걸음이 느려도 괜찮다.
결승선은 아직도 유효하다.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 속도의 차이일 뿐, 결국 우리도 그 결승선에 들어갈 수 있다.
살아 있는 한, 인생이 계속되는 한
세상은 특별한 한 사람에 의해 돌아가는 게 아니라 99명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니까.
비록 지금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홀로 끝나지 않는 겨울바람을 맞고 있더라도 이것만은 명심하자.
자신이라는 ‘별’이 있는 한 언젠간 나갈 수 있다는 걸.
“별이라는 것은 어둠이 내려앉아야만 그 존재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너도 그렇다. 아주 어두운 밤이라서, 그래서 너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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