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선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어둠은 단순한 부정적 의미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둠은 우리가 마주한 혼란스러운 상황이나 미지의 세계를 상징하며, 그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이런 어둠을 단순히 피하는 것이 아닌, 어둠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고자 하는 예술적 시도를 담아내고 있다.
‘어둠에서 보기’라는 주제는 단순 시각적 경험이 아니다. 어둠은 우리에게 두려움 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빛을 통해 사물을 보지만, 때로는 빛이 드러내지 못하는 진실을 어둠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2024부산비엔날레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어둠은 우리에게 두려움의 공간이자,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제시하는 어둠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반영하는 메타포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의 세계, 환경 문제, 경제적 불안 등 현대 사회가 마주한 어둠 같은 문제들은 일종의 혼란이자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이 위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예술은 어둠 속에서 우리에게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2024부산비엔날레의 키 비주얼은 ‘해적’과 ‘불교’를 결합한 독특한 상징에서 출발한다. 해적선의 타륜과 불교의 법륜이 융합된 의지의 수레바퀴는 이 비엔날레의 핵심 오브제다. 해적은 전통적인 질서에 반항하는 존재로, 해방과 자율성을 상징한다. 반면, 불교는 내적 성찰과 해탈을 추구하는 철학적 이념을 담고 있다. 이 두 상반된 세계가 하나의 상징으로 융합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나는 이 상징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여러 문제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해적의 자유와 불교적 깨달음은 결국 자율성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사회적 제도나 규범에 얽매이기보다는 스스로의 길을 찾고자 한다. 이번 비엔날레의 키 비주얼은 그러한 개인의 자율성과 해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방식인 그라피티 질감을 통해 현시대의 감각을 녹여냈다.
‘어둠’은 이번 전시의 주요 키워드다. 어둠은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부산비엔날레는 이 어둠을 두려움의 공간으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포용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나는 이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둠을 피하기보다 그 안에 머무르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과정은 예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현대 사회는 수많은 문제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 문제들은 어둠처럼 우리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예술은 그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도구가 된다. 이번 부산비엔날레가 제시하는 ‘어둠에서 보기’는 바로 그러한 예술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번 전시의 주된 흐름이다.
2024 부산비엔날레는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이나 미적 경험을 넘어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어둠에서 보기’는 단순히 문제를 직시하는 것을 넘어, 그 어둠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러한 예술적 시도가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 예술은 현실을 비판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4 부산비엔날레는 묻는다.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법을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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